로드 오브 히어로즈 하드 8-16 스포주의 !!!!!
아직 엘리트는 시작도 안했습니다.
퇴고 없이 쓴 짧은 글
글 너무 오랜만에 써서 앞뒤 맥락이 이어지지 않거나 중복되는 내용들도 있으니 주의 바람....
교차점의 두 사람과 몰이해
w.SKY
삶은 투쟁의 연속이라 하였다. 그렇다면 투쟁의 종착지는 어디인가. 적어도 카르티스 클라우디스에게 있어서 한 번의 삶에서의 종착지란 재앙이 가져오는 종말, 그리고 회귀의 기준점이었다. 스스로의 목표점을 잡아두었으나 좌절을 맞이하며 무한번 시도하는 삶. 그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한 채 종착지를 향해 나아갈 수 밖에 없는 삶. 희망으로 빛나기도 했고, 절망에 주저앉기도 했으며, 손에 쥔 모든 것을 놓아버리기도 했던… 수많은 삶의 연속이었다. 행복 이전에 생존이 선행되어야 한다. 무수한 갈랫길에서의 깨달음은 분명 강압적이었으며 비인도적이었으나, 수 천 수 만의 시도 끝에 얻은 그 만의 결론이었다. 끊임없이 되돌아가는 시간선 속에서 오롯이 혼자만이 모든 것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이였기에 누구도 그의 선택이 그른 것이라고 할 수 없을 터였다. 이해받을 수 없을 것이었다. 그렇다고해서 '옳은 것' 또한 아니었다.
"한 명의 죽음으로 열 명을 살릴 수 있다면, 그렇게 할 텐가."
"가장 효율적이었다."
"…동의하지 않는다."
"누군가의 희생으로 이루어지는 세상은 싫어."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있음에도 극명히 대립하는 수 밖에 없을 두 신념이 만나게 된 것은 어쩌면 필연이었는지도 모른다. 평행선이지만 동시에 여러 공통 요소를 지니고 있는 둘. 각자의 매듭이 다르고, 그에 따라 시간선의 교집합은 찰나이며 공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한 평행 속에서 서로를 인식하고야 만 그들은 서로에게 있어 단 하나 뿐일 이레귤러다.
*
─ 마스터
뮤의 전 세대 유니버스 모델이자 카르티스 클라우디스의 계약자. 그리고 외부 존재의 개입에 의해 가동이 중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동결상태로 존재하고 있는 단말. 람다. 유니버스와의 계약과 존재에 대한 내용은 당사자를 제외하고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첫 생의 끝에서 만난 존재는 '회귀'라는 정의를 알려주었으며 기준점을 마련하였으나 그 뿐이었다. 반쪽이라 여겨졌던 이는 더이상 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없으며 대답또한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시간은 되돌아간다. 마치 누군가 그에게 '기회'라는 시간을 안배한 양. 축복이라 여겨졌던 기회는 저주가 되었고, 저주는 의지를 갉아먹었다. 의지가 꺾이더라도 끝나지 않는 되감김 속에서 언제까지고 주저앉을 수 없었기에, 다시금 일어선 끝에 황제는 재앙에 맞서기로 선택했다.
─ 마스터
람다의 후세대인 열 두번째 모델이자 아발론의 군주, 로드의 계약자. 그리고 월등한 권능을 지닌 존재의 개입과 매듭의 존재를 확인한 단말. 뮤. 유니버스와의 계약과 존재에 대한 내용은 당사자를 제외하고서는 알려지지 않았었다. 마스터의 바람을 위해서, 그가 원하는 미래를 가져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 인과를 깨어부수고 시간을 되감은 끝에 갈루스의 황제와 아발론의 군주는 서로의 매듭을 인지하고서 만나게 되었다.
갑작스레 시간선에 끼어들어온 새로운 매듭. 단 한 번의 교차점. 다시는 없을 만남. 그렇기에 무의미할 수 있을 대화.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르티스는 꺼낸 적 없었을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 마치 시를 읊듯 담담한 어조로. 죽음 끝에 반복될 생이 있기에 죽음이 두렵지 않고, 또다시 찾아올 생이라는 시간이 그를 지치게 하였음을. 그저 공감을 얻고 싶은 것일지도 모르지... 너는 나의 이해자 가 될 수 있을 것인가? 아니, 그럴 수 없을테지. 아발론의 군주가 만났을 황제는 수많은 생에 있어 하나의 조각에 불과하며, 황제는 그 자신이 어떤 이인지 알 수 없다. 이해 라는 것은 결코 바라서도 안됨을 이미 알고 있었다.
나의 대적자. 내 시간선의 이레귤러. 나와 같은 운명을 걷는 자. 목적을 위한 효율과 이득, 가장 효과적일 방법. 감정적인 부분은 이미 마모되었을 것이라 여겼을진데…….
황제는 동맹군과의 전투에서 패배를 인정했다. 이 시간선의 짐은 더이상 황제의 몫이 아니었다. 매듭점은 이곳이어야 했다. 두 신념이 부딪힌 자리에서 갈루스 제국의 신념은 꺾였으니 물러나야했다. 황제의 짐을 대신 할 수 있을 자가 나타났으니, 물러나야 함이 옳았다. 어딘가에서 나보다 이상적이고 행복한 길을 택한 네가 있음을 알고 있으니 그것으로 족하다고, 홀로 질 필요가 없을 가능성을 확인한 것으로 족하다고. 그 끝에서 스스로에게 세상을 구할 자격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람다의 기능정지와 동시대에 존재하는 두 기의 유니버스 단말기. 끝없이 반복되는 회귀. 그 시작이 무엇에서 비롯되었는지에 대해 뮤가 확인한 순간, 외부와는 단절된 유니버스의 전산 공간에서 갈루스의 황제와 아발론의 군주는 거대한 의지가 개입한 쳇바퀴의 존재를 인지하였다. 그동안 발버둥 쳐 온 모든 것이 사실은 헛된 희망에 불과하다는 것을, 황제의 시간은 억겁의 기간동안 반복될 뿐일 지옥도임을 알게 된 순간 남은 것은 어둠 뿐이었다. 자신은 그 길을 걸어가게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마침내 얻어낸 깨달음조차 아무런 의미가 없음을 알았기에, 남은 것은 숨 쉬는 것을 잊고, 지향점을 잃고 그저 주어지는 지옥을 맞이하는 것 뿐이라 여겼다.
하지만, 어째서?
너는 어째서 놓지 않는가.
목적을 위해 타인을 수단으로 여긴 이에게 영겁이란 지옥이 아닌, 새로운-마지막- 기회를 주고자 하는가.
나의 목표를 이양받아간 네가, 어째서 나의 포기를 운운하는가.
나는.
그리고 너는.
우리의 같지만 다른 신념은, 어우러질 수 없을 텐데.
어째서 네가 쌓아온 모든 것을 포기하면서까지…….
황제는 아발론의 군주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시작은 같았으나 지금은 등을 돌리고야 만 과거의 신념에 선 채 자신과는 다른 길을 걷고자 하는, 다른 길을 걷고 있는 군주를 이해할 수 없었다. 제 앞에 곧게 선 이는 무한한 기회라는 축복과 같은 저주를 얻는다 하더라도 무너지지 않을 수 있을 것인가. 두 사람을 서로에게 있어 유일한 존재이나, 함께할 수는 없다. 함께할 수 없었다. 감사인사는 이르다 말하나 그 때를 맞이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마지막으로 뒤집힌 세계에서는 어떠할 것인가. 열 두 살의 매듭으로 돌아갈 황제와 6개월 전의 매듭으로 돌아갈 군주는 다시 한 번 교차할 것이다. 평행선으로 나아갔어야 할 두 시간선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같은 시간을 공유하게 된다. 두 사람은 몰이해의 영역을 넘어 이해자가 될 수 있을까. 종말에 대항하여 세계를 구할 수 있을 것인가. 이미 수없이 많은 종말을 맞이하고 뒤섞인 시간선 중 하나만을 구원하는 것은.
하나는 전부, 전부는 하나.
프랙탈의 원리로 이루어진 무수한 시간선에서 원리를 깨어부수고 겹쳐진 존재들아.
각자의 신념과 목표를 잃지 않고 도달할 미래에서, 다시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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